밤에 배달시켜 먹는 치킨은 참 맛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가격이 오르더니, 이제는 한 마리가 2만 원을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이러다가 머지않아 치킨 한 마리 주문하면 3만 원이 빠져나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치킨업계 공급 불안
국내 주요 치킨 브랜드 가맹점주들 사이에서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2025년 5월 16일 굽네치킨 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해당 브랜드의 순살 닭고기 공급은 3월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순살 닭고기를 10개 주문해도 실제로는 3개 정도밖에 공급되지 않아 판매하고 싶어도 판매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닭고기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시기의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0%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교촌치킨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지난해 말부터 닭고기 부분육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다'며, 가맹점을 운영 중인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는 발주량의 20%만 공급됐고, 이후에도 약 30% 수준만 공급되고 있다"라고 토로했습니다.
닭고기 수급 불안의 근본 원인
국내 요인: AI와 이상기온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의 닭고기 수급 불안이 조류인플루엔자(AI)와 이상기온이 생기는 기상 요인의 영향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지난해 말 유행한 데 이어, 올 초에는 큰 일교차와 이상기온이 겹치며 종란 생육에 지속적인 차질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축산업계에서는 출하량이 1%만 줄어도 시장 공급에 영향이 생긴다고 봅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의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3% 감소했습니다.
굽네치킨의 한 관계자는 '조류 인플루엔자에 따른 도계량 감소, 영남지역 산불로 인한 양계장 피해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공급이 일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다' 라고 설명했습니다.
축산물 유통 전문가는 '이번 조류인플루엔자 확산과 이상기후는 치킨업계 전반에 걸쳐 공급망 차질을 일으키고 있다'며 '닭고기의 주요 공급원이 일시적으로 줄어들면서 가맹점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는 등 파급효과가 적지 않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국제 요인: 브라질 수출 중단
국내 공급 부족에 더해 수입 닭고기마저 감소하고 있습니다. 닭고기 최대 수출국 브라질이 한국에 60일간 수출을 중단했습니다. 브라질 농림부 장관은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등의 경우 한국, 중국, 유럽연합에 대한 60일간 닭고기 수출금지 조치를 해야 한다는 프로토콜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브라질 농림축산부는 히우그란지두술주 몬치네그루 지역의 상업용 가금류 사육 시설에서의 HPAI 확인 사실을 발표했으며, 브라질 상업용 양계 시설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브라질 내 히우그란지두술주는 산타카타리나주, 파라나주와 함께 브라질 닭고기 전체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지역입니다.
AP와 로이터는 당분간 전 세계 주요국에서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금수조치가 예상된다고 보도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월 17일 브라질 농축식품 공급부가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을 확인하고 세계동물보건기구에 보고함에 따라 브라질산 종란, 식용란, 초생추(병아리), 가금류 및 가금 생산물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브라질산 닭고기 때문에 한동안 식탁 물가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브라질 의존도의 심각성
한국은 냉동 닭고기 전체 수입량의 대부분을 브라질산에 의존해 왔습니다.
한국 육류유통수출협회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은 전체 닭고기 수입 5만 1147톤 중 88%에 달하는 4만 5211톤의 닭고기를 브라질에서 들여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전체 수입량의 88%에 달하는 공급이 일시에 끊기는 만큼 대체 수입처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로벌 파급효과와 전망
브라질은 전 세계 가금류 생산량의 14%를 차지하는 주요 수출국이며, 지난해 100억 달러(약 14조 원)의 수출고를 기록했습니다. 닭고기 세계 1위 수출국이자 2위 생산국(1위는 미국: 브라질 농림축산부)인 브라질입니다.
브라질 닭고기의 최대 수입국은 중국으로 12억 9천만 달러(약 1조 8천억 원) 상당을 수입했습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자료를 보면 중국은 브라질 닭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입니다 2022년엔 중국 전체 수입량의 42.6%가 브라질산이었습니다.
그다음은 아랍에미리트( UAE)로 2024년 기준 9억 4800만 달러 (1조 3천억 원) , 일본은 8억 4,700만 달러 (1조 2천억 원), 사우디아라비아는 8억 2,200만 달러 (1조 1000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역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조류 인플루엔자 유행으로 지난해 연말계부터 달걀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브라질산 달걀 수입을 크게 늘린 상황이었습니다.
경제적 파급효과와 투자 관점
닭고기 수급 불안은 단순히 치킨 가격 상승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닭고기를 주요 재료로 사용하는 외식업계 전반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치킨 전문점뿐만 아니라 일반 음식점, 급식업체, 식품가공업체까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결국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서민 경제에 부담을 가중시킬 것입니다. 특히 닭고기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백질 공급원 역할을 해왔던 만큼, 대체 식품으로의 이동이나 전반적인 식비 부담 증가가 예상됩니다.
- 닭고기 가격 급등으로 인한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
- 외식업계(치킨, 삼계탕 전문점 등) 원가 부담 증가와 수익성 악화
- 계란 등 대체재 수요 증가로 인한 연쇄 가격 상승
소액투자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면밀히 관찰해야 합니다. 대체 단백질 관련 기업, 다른 축산업체, 또는 수입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국내 생산 관련 기업들에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반면 닭고기에 의존도가 높은 외식업체나 가공식품 업체들은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혜 섹터
- 대체 단백질 업체: 대두, 식물성 고기, 배양육 관련 기업들의 성장 기회
- 수입업체: 닭고기 수입 전문 업체들의 매출 및 마진 개선
- 사료 효율성이 높은 양돈/양어업체: 상대적으로 유리한 포지션
투자 주의 섹터
- 치킨 전문 외식업체: 원가 부담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 가공식품 업체: 닭고기를 주원료로 하는 제품 생산업체들의 마진 압박
이러한 때에는 정부의 가격 안정화 정책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조류독감 등 질병 발생 패턴을 면밀히 주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