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풀어보면 뜻이 단순합니다. '블레저(Bleisure)'라는 단어는 ‘비즈니스(Business)’와 ‘레저(Leisure)’의 합성어이죠. 출장을 겸한 여행, 혹은 일과 여가가 공존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의미합니다. 즉, 출장 후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이죠. 아래에 그 예시들을 열거했습니다.
한 스타트업의 마케터 A 씨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국제 마케팅 컨퍼런스에 참가한 후, 이틀의 연차를 붙여 근교 말레이시아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회사는 일정 내 연차 사용을 허용하고, 업무와 경험의 확장을 격려하며 지지했습니다.
일부 디지털 노마드들은 특정 도시(예: 발리, 치앙마이, 포르투갈 리스본 등)에 몇 주 머무르며, 오전엔 원격으로 일하고 오후에는 서핑이나 관광을 즐깁니다. 업무와 여행이 공존하는 형태로, 이들은 블레저를 일상화하고 있습니다.
서울 본사에 근무 중인 직장인 B 씨는부산 출장 후 개인 휴가 하루를 붙여 해운대에서 하룻밤 머물며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삶의 만족도를 높였습니다.
이 외에도 한 틱톡 인플루언서는 남자친구가 뉴욕 출장에 데려왔다며, 그는 일하고 나는 고급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며 도시를 구경한다는 내용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블레저의 등장 배경
블레저는 일과 삶의 경계를 재정의하는 문화에서 출발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며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해졌고, 단순한 생계형 업무보다는 삶의 질을 고려한 일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휴가를 따로 내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출장을 활용해 잠시라도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자 하며 블레저 문화가 생겨났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가 확산되며, 일하는 장소에 대한 제한이 느슨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외지에서 일하거나 출장 중 업무를 보는 것이 자연스러워졌고, 여행지에서 일과 휴식을 병행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MZ세대는 단순히 돈을 버는 것 이상으로 ‘일의 의미’, ‘자기 계발’, ‘여가의 가치’를 중시합니다. 이들은 출장도 ‘경험’으로 소비하고, 일하는 김에 여행도 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합니다.
블레저를 통해 본 현대사회
블레저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닙니다. 그것은 삶에 대한 인식 변화, 노동의 의미 재정의, 그리고 삶의 질을 중시하는 사회 흐름을 반영합니다.
경계의 흐릿함: 이제 ‘일’과 ‘쉼’의 구분은 점점 모호해지고 있으며, 이 두 가지를 조화롭게 병행하는 방식이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습니다.
성과 중심에서 과정 중심으로: 과거에는 ‘몇 시간 일했는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일했고, 결과는 어떠했는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기업 문화의 변화: 블레저를 장려하는 기업들은 직원의 만족도와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유연한 근무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는 인재 유치 및 조직의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혼합형 여행시장의 전망
업무와 일과의 경계가 허물어진 혼합형 여행시장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출장의 60%가 혼합형 여행을 경험했고, 또 다른 조사에서는 밀레니엄 세대의 77%가 출장 일정을 여가로 연장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거의 20%로 예측되며, 2030년대까지 시장 규모가 3조 5,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 맨 처음 든 생각은 '좋~겠다'였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출장 기회가 오면 '출장 겸 여행'도 할 수 있다니, 좋은 일입니다. 어쩌면 '먼 훗날의 언젠가' 보다는 '바로 지금 즐겁게' 사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일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삶의 풍요로움과 경험의 다양성도 중시되는 지금, 블레저는 앞으로도 더욱 확산되겠습니다.